고령사회에 들면서 웰다잉(well-dying)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 바탕에는 임종을 맞는 장소가 지난 30-40년간 집에서 병원으로 이동하여 죽음을 맞는 환자의 최종관리에 의료가 개입하게 됨으로서 환자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담당 의료인 간에 여러 인간적, 경제적, 법적 윤리적인 문제들이 새롭게 발생하게 되었다.
죽음을 맞는 장소가 어떤 이유로 집에서 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등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웰다잉 또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올바르게 그리고 완전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임종을 맞는 분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유지와 고통없는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주는 데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면 어떤 요인들에 의해 죽음을 맞는 장소가 변화해왔는가? 이 변화는 불가피한 것인가? 과거와 달리 현재의 사망원인 질병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거주방식의 변화 등에 의해 우리의 죽음환경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요인들이 어떻게 우리 죽음장소를 바꾸었는가?
과거에는 가장 불행한 죽음은 객사(客死)로 집 밖 다른 곳에서 사망하는 경우를 말했다. 그러나 이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사망함으로서 누구나 객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망 장소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 사망원인 질병이 과거의 감염성 질환에서 현재의 만성퇴행성 질환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감염성 질환에 이환되고 회복치료가 의학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길어야 10일 이상 걸리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대개 사망 5일 이전에 환자가족들에게 이제 더 이상 병원에서 할 방법이 없으니 퇴원해서 집으로 모셔가서 가족들이 모두 모인 곳에서 임종을 맞이하도록 해 주었다. 임종에 이르는 기간이 짧고 예상이 가능함으로 임종을 맞는 당사자는 모든 가족들이 모두 함께 모여 있는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망원인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 및 당뇨병과 같은 만성 퇴행성질환이어서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질병의 말기에 이르러도 실제 임종까지의 기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길면 1년을 넘기도 한다. 이러한 질병말기에 있는 사람들을 집에서 장기간 돌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병원에서 또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연명을 위해 또는 증상 대응치료를 받다가 임종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2) 가족구조가 대가족에서 소 또는 핵가족으로 변해 작은 수의 가족으로서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게 돌보고 준비하며 또한 시신 처리를 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종을 맞는 가족을 집으로 모셔오기 보다는 병원에 머물게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3) 최근 거주 형태가 단독독립 가옥에서 아파트 또는 다가구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 시신을 외부로 이동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엘리베이터로 시신이나 관을 세워서 옮길 수도 어렵고, 직접 창문에서 콘돌라로 시신이나 관을 옮기는 일은 많은 다른 거주자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일은 불가피한 형편이다. 한편 사망 장소가 집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다음과 같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한다.
병원에서 질병말기 또는 임종 기를 맞게 되는 데 이때 담당 의료인이 환자를 계속 돌보게 된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의 기본 윤리는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임으로 모든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하여 환자의 연명(延命)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때에 따라서는 살인의 죄를 범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많은 가족들이 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무슨 조치든 취해주기를 담당의사에게 바란다.
의료에서 또는 법에서 사망의 정의는 심장이 멎고 호흡이 중지할 때를 말한다. 발전된 현대 의료에서는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호흡을 다시 하게 하는 소생술의 기술을 갖고 있다. 즉 의사는 환자의 심장이 멈추면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호흡이 멈추면 호흡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심폐소생술 적용을 자동적으로 취하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당사자인 환자들에게는 고문에 가까운 대단히 고통스러운 처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법으로 연장되는 생명에는 심장은 뛰고 호흡은 하지만 의식의 회복이 반드시 함께 되는 것이 아니어서 종종 무의미한 생명연장으로 평가될 때도 많다.
이러한 연명노력은 주로 병원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진다. 주위에는 가족도 없고, 몸에는 각종 기기와 호스가 끼어져 있고 팔 다리는 묶여있게 된다. 이미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존엄성은 사라져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명의료과정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요즘 가장 불행한 죽음은 객사가 아니라 병원 중환자실에서의 죽음이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무의미한 생명의 연장을 중지할 수 있는 결정권자는 의사도 가족도 아닌 임종 기에 있는 환자 본인만이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질병말기에 있는 환자 본인은 질병과 약물 치료로 정신이 없거나 판단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아무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바로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법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법이다. 정신이 맑을 때 또는 질병이 없을 때 후에 내가 이러한 상황에 놓이면 무의미한 연명을 위한 조치를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을 서면으로 미리 밝혀두기 위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치료를 중단함과 동시에 사망 장소를 병원중환자실에서 호스피스로 이동하여 고통을 줄이고 그리고 죽음을 대비한 완화의료를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게 해 주자는 것이다.
작년에 나온 한 연구에 의하면 병원 중환자실에서 최첨단의료를 받으면서 임종을 맞는 분들보다 일찍이 모든 치료를 중지하고 집 또는 호스피스로 이동하여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생존기간이 더 길며 훨씬 편안한 임종을 맞는다고 한다.
김일순 (사)한국골든에이지포럼 회장/전 연세대 의무부총장
고령사회에 들면서 웰다잉(well-dying)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 바탕에는 임종을 맞는 장소가 지난 30-40년간 집에서 병원으로 이동하여 죽음을 맞는 환자의 최종관리에 의료가 개입하게 됨으로서 환자 자신과 가족 그리고 담당 의료인 간에 여러 인간적, 경제적, 법적 윤리적인 문제들이 새롭게 발생하게 되었다.
죽음을 맞는 장소가 어떤 이유로 집에서 병원으로 옮기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등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웰다잉 또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올바르게 그리고 완전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임종을 맞는 분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유지와 고통없는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주는 데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면 어떤 요인들에 의해 죽음을 맞는 장소가 변화해왔는가? 이 변화는 불가피한 것인가? 과거와 달리 현재의 사망원인 질병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거주방식의 변화 등에 의해 우리의 죽음환경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 요인들이 어떻게 우리 죽음장소를 바꾸었는가?
과거에는 가장 불행한 죽음은 객사(客死)로 집 밖 다른 곳에서 사망하는 경우를 말했다. 그러나 이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 아닌 병원에서 사망함으로서 누구나 객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망 장소의 변화가 일어나게 된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 사망원인 질병이 과거의 감염성 질환에서 현재의 만성퇴행성 질환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감염성 질환에 이환되고 회복치료가 의학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이 길어야 10일 이상 걸리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대개 사망 5일 이전에 환자가족들에게 이제 더 이상 병원에서 할 방법이 없으니 퇴원해서 집으로 모셔가서 가족들이 모두 모인 곳에서 임종을 맞이하도록 해 주었다. 임종에 이르는 기간이 짧고 예상이 가능함으로 임종을 맞는 당사자는 모든 가족들이 모두 함께 모여 있는 자기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망원인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 및 당뇨병과 같은 만성 퇴행성질환이어서 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질병의 말기에 이르러도 실제 임종까지의 기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길면 1년을 넘기도 한다. 이러한 질병말기에 있는 사람들을 집에서 장기간 돌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병원에서 또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연명을 위해 또는 증상 대응치료를 받다가 임종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2) 가족구조가 대가족에서 소 또는 핵가족으로 변해 작은 수의 가족으로서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게 돌보고 준비하며 또한 시신 처리를 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종을 맞는 가족을 집으로 모셔오기 보다는 병원에 머물게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3) 최근 거주 형태가 단독독립 가옥에서 아파트 또는 다가구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어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 시신을 외부로 이동하기가 대단히 힘들다. 엘리베이터로 시신이나 관을 세워서 옮길 수도 어렵고, 직접 창문에서 콘돌라로 시신이나 관을 옮기는 일은 많은 다른 거주자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일은 불가피한 형편이다. 한편 사망 장소가 집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다음과 같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한다.
병원에서 질병말기 또는 임종 기를 맞게 되는 데 이때 담당 의료인이 환자를 계속 돌보게 된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의 기본 윤리는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임으로 모든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하여 환자의 연명(延命)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때에 따라서는 살인의 죄를 범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많은 가족들이 환자의 생명유지를 위해 무슨 조치든 취해주기를 담당의사에게 바란다.
의료에서 또는 법에서 사망의 정의는 심장이 멎고 호흡이 중지할 때를 말한다. 발전된 현대 의료에서는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호흡을 다시 하게 하는 소생술의 기술을 갖고 있다. 즉 의사는 환자의 심장이 멈추면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호흡이 멈추면 호흡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심폐소생술 적용을 자동적으로 취하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당사자인 환자들에게는 고문에 가까운 대단히 고통스러운 처치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법으로 연장되는 생명에는 심장은 뛰고 호흡은 하지만 의식의 회복이 반드시 함께 되는 것이 아니어서 종종 무의미한 생명연장으로 평가될 때도 많다.
이러한 연명노력은 주로 병원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진다. 주위에는 가족도 없고, 몸에는 각종 기기와 호스가 끼어져 있고 팔 다리는 묶여있게 된다. 이미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존엄성은 사라져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명의료과정에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요즘 가장 불행한 죽음은 객사가 아니라 병원 중환자실에서의 죽음이라고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무의미한 생명의 연장을 중지할 수 있는 결정권자는 의사도 가족도 아닌 임종 기에 있는 환자 본인만이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질병말기에 있는 환자 본인은 질병과 약물 치료로 정신이 없거나 판단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아무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바로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법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법이다. 정신이 맑을 때 또는 질병이 없을 때 후에 내가 이러한 상황에 놓이면 무의미한 연명을 위한 조치를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을 서면으로 미리 밝혀두기 위해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치료를 중단함과 동시에 사망 장소를 병원중환자실에서 호스피스로 이동하여 고통을 줄이고 그리고 죽음을 대비한 완화의료를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게 해 주자는 것이다.
작년에 나온 한 연구에 의하면 병원 중환자실에서 최첨단의료를 받으면서 임종을 맞는 분들보다 일찍이 모든 치료를 중지하고 집 또는 호스피스로 이동하여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생존기간이 더 길며 훨씬 편안한 임종을 맞는다고 한다.
김일순 (사)한국골든에이지포럼 회장/전 연세대 의무부총장